마음의 거울 ⑩ 회사 동료, 이해관계가 얽힌 공적 공간의 피로
부당한 책임 떠넘기기, 밀려난 승진 명단… 회사라는 공적 공간에서 반복되는 자책과 원망의 패턴을 짚어보는 심리 칼럼 시리즈 열 번째 이야기.
회사는 사적인 감정보다 이해관계가 앞서는 공간이다. 그래서 억울한 일을 당해도 쉽게 터놓지 못하고, 그 감정은 갈 곳을 잃은 채 내 안에서 자책과 원망 사이를 오간다.
사례 1 — “결국 내 능력이 모자라서”
프로젝트가 엉망이 된 원인이 상사의 안일한 판단과 뒤늦은 지시 때문이었음에도, 상사는 회의실에서 은근히 나의 일 처리 미숙을 탓하며 책임을 교묘하게 떠넘긴다.
억울함에 화가 나지만 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 때문에 속으로만 삼키며 며칠 동안 앓는다.
그러다 이내 화살을 자신에게 돌려 가혹하게 채찍질한다.
‘내가 조금 더 확실하게 보고하고 리드했어야 했는데.’ ‘결국 내 능력이 모자라서 이런 꼴을 당하는 내 탓이지.’
모든 책임을 자신의 무능으로 돌리는 1차 자책이다.
그러다 버거워질 때, 마음은 방어적으로 화살을 밖으로 돌린다.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부하 직원이나 쥐어짜는 비겁한 인간이야.’ ‘남 탓이나 하는 저런 사람이 상사라고 앉아 있으니 회사가 이 모양이지.’
상사를 무능하고 무책임한 가해자로 만들고 탓하는 2차 전가가 일어난다.
무의식적 반응과 반복되는 패턴
부당한 지시와 책임을 뒤집어쓸 때, 나를 괴롭히는 진짜 실체는 상사의 얄팍한 꼼수 그 자체가 아니다.
그 기저에는 ‘내가 조직에서 완벽하게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 언제든 버림받거나 무시당할 것’이라는 깊은 생존 불안과 결핍이 자리 잡고 있다.
상사의 비겁함은 그 사람의 그릇일 뿐인데, ‘나의 서투름은 모든 비난을 받아 마땅한 죄악이며, 나는 늘 조직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다’는 내 안의 가혹한 잣대를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내 안의 불안이 방어되지 않았을 때 오는 무력감을 자책하다가, 그 고통이 감당 안 되면 화살을 돌려 상사를 악의적인 가해자로 만드는 이중의 투사 패턴이 반복된다.
마음의 맥점 짚기
상사를 원망하며 씩씩거리는 싸움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상사의 부당한 태도는 방어막을 뚫는 방아쇠일 뿐, 그 화살을 받아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상사를 원망하게 만드는 장본인은 결국 내 안의 인정 욕구와 통제 불능에 대한 두려움이다.
진짜 싸워야 할 대상은 상사의 뻔뻔함이 아니라, ‘상사의 평가에 내 모든 가치를 위태롭게 매어두던 내 안의 불안’이다.
해결과 해소의 단계
1. 알아차림(멈춤)
상사의 뻔뻔한 태도에 욱하고 올라오는 억울함과 자책의 바람이 휘몰아칠 때, 잠시 멈추고 내면을 응시한다.
“아, 오늘도 내 안의 생존 불안과 인정 욕구가 또 나를 흔들며 공격하고 있구나” 하고 그 흐름을 객관적으로 짚어본다.
2. 소유권 회복(화살 거두기)
상사의 태도에 씌웠던 가해자 프레임을 거두고, 그 화살을 내면으로 돌려 억울함에 떨고 있는 내 마음을 다독이며 바라본다.
3. 수용과 통합
내 탓이라며 자책하던 나도, 억울하다고 분노하던 나도 모두 안아준다.
밖을 향하던 싸움의 칼을 거두고, 회사의 평가와 나의 존엄성을 분리하여 내 경계선을 든든하게 세우며 내 불안을 토닥이고 내려놓는 법을 품어안으며 마침내 나 자신과 평화로운 화해를 한다.
사례 2 — “내 이름이 빠져 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성과도 자부했던 프로젝트였건만, 연말 인사 평가나 승진 명단에서 내 이름이 빠져 있고 엉뚱하게 라인을 잘 타거나 목소리만 큰 동료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허탈감과 함께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겉으로는 담담한 척 축하를 건네지만, 속으로는 절망감이 사방으로 번져 숨쉬기조차 힘들어진다.
그러다 이내 화살을 자신에게 돌려 가혹하게 채찍질한다.
‘결국 내 정치가 부족하고 윗선에 줄을 대지 못한 내 미련한 탓이지.’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내 실력과 매력 부족 때문이야.’
모든 책임을 자신의 무능과 처세술 없음으로 돌리는 1차 자책이다.
그러다 그 자책이 억울함으로 바뀔 때, 마음은 방어적으로 화살을 밖으로 돌린다.
‘아부나 떨고 실력도 없는 인간들을 편애하는 저열한 조직이야.’ ‘눈치나 살살 보며 공정한 평가를 망가뜨리는 썩어 빠진 상사들이야.’
회사와 평가자를 비열한 세력으로 만들고 탓하는 2차 전가가 일어난다.
무의식적 반응과 반복되는 패턴
부당한 평가 결과를 마주할 때, 나를 괴롭히는 진짜 실체는 승진 실패 자체가 아니다.
그 기저에는 ‘내 노력의 가치가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나의 존재 전체가 부정당하고 쓸모없어질 것’이라는 깊은 무가치감과 존재적 박탈감이 자리 잡고 있다.
회사의 인사 평가는 다양한 정치적 이해관계의 산물일 수 있는데, ‘평가에서 밀린 것은 곧 나의 인간적 가치와 능력이 바닥났음을 증명하는 꼴이며, 나는 늘 세상에게 거부당하는 낙오자’라는 내 안의 가혹한 잣대를 투사하여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내 안의 결핍이 방어되지 않았을 때 오는 비참함을 내 탓으로 자책하고, 그 고통이 감당 안 되면 화살을 돌려 조직 전체를 악랄한 가해자로 만드는 이중의 투사 패턴이 반복된다.
마음의 맥점 짚기
회사의 불합리한 시스템을 원망하며 씩씩거리는 싸움이나 내 무능을 탓하는 자책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그 낙제점은 방어막을 뚫는 방아쇠일 뿐, 그 화살을 받아치며 스스로를 짓밟고 회사를 원망하게 만드는 장본인은 결국 내 안의 인정 욕구와 타인의 승인에 매달리던 의존성이다.
진짜 싸워야 할 대상은 회사라는 좁은 시야가 아니라, ‘타인의 객관적이지 못한 평가에 내 삶의 가치와 성취의 무게를 통째로 저당 잡히던 내 안의 태도’다.
해결과 해소의 단계
1. 알아차림(멈춤)
억울함에 왈칵 치밀어 오르는 서글픔과 자책의 감정이 올라올 때, 잠시 멈추고 내면을 응시한다.
“아, 오늘도 내 안의 인정 욕구와 존재감 상실에 대한 공포가 또 나를 흔들며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구나” 하고 그 흐름을 객관적으로 짚어본다.
2. 소유권 회복(화살 거두기)
조직의 불합리함에 씌웠던 가해자 프레임을 거두고, 그 화살을 내면으로 돌려 차가운 구석에서 상처받고 억울해하는 내면의 아이를 다독이며 바라본다.
3. 수용과 통합
미련하다고 자책하던 나도, 분노에 눈물 흘리던 나도 모두 안아준다.
밖을 향하던 원망의 칼을 거두고, 타인의 평가가 내 진짜 가치를 깎아내릴 수 없음을 깨달으며 내 안의 묵묵한 성취와 존엄을 스스로 껴안고 평화로운 화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