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거울 ⑦ 시어머니와 며느리, 세월과 역할이 만든 긴장
명절 준비 전화 한 통, 서둘러 떠나는 뒷모습…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 반복되는 자책과 원망의 패턴을 짚어보는 심리 칼럼 시리즈 일곱 번째 이야기.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서로 다른 세대와 역할, 기대 속에서 자란 두 타인이기도 하다. 그 간극에서 오는 긴장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서도 쉽게 터져 나온다.
사례 1 — “당연히 와서 도와야지”
명절을 앞두고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어, 당연하다는 듯이 연휴 전날부터 와서 음식을 도우라고 말하는 시어머니. 그 전화를 받는 순간 며느리는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답답함과 함께 팽팽한 반발심을 느낀다.
하지만 그 분노도 잠시, 며느리는 이내 자신을 향해 가혹한 채찍질을 시작한다.
‘내가 이 집안의 며느리로서 도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나쁜 사람인가.’ ‘이 정도 요구도 기꺼이 소화하지 못하는 내가 이기적인가 봐.’
스스로의 부족함을 끝없이 몰아붙이는 1차 자책이다.
그러다 그 수치심과 억울함이 견디기 힘들어지면 마음은 방어적으로 화살을 밖으로 돌린다.
‘저 시어머니는 옛날 방식만 고집하며 나를 종처럼 부려 먹으려고 한다.’ ‘내 삶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 체면만 차리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시어머니를 억압적인 가해자로 만들고 원망하는 2차 전가가 일어난다.
무의식적 반응과 반복되는 패턴
시어머니의 당연한 듯한 요구를 마주할 때, 며느리를 괴롭히는 진짜 실체는 명절 노동이나 시어머니의 말 그 자체가 아니다.
그 기저에는 “내 노력과 희생을 인정받고, 이 집안으로부터 온전한 가족이자 좋은 사람으로 사랑받아야 한다”는 깊은 내면의 인정 욕구와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시어머니를 나와는 다른 가치관과 세대를 가진 독립된 타인으로 온전히 인정하지 못한 채, “나를 며느리라는 틀에 가두어 평가하고 통제하려 한다”는 내 안의 불안을 시어머니의 태도에 투사하여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시어머니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할 때 오는 불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