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 문신, 일본은 '의사만' 한국은 '면허만'… 반대로 간 한일 반영구 화장 법제화
일본은 반영구 화장을 의료행위로 규정해 의사만 시술하게 하는 반면, 한국은 비의료인 문신사를 합법화하는 '문신사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서울 청담동 반영구 샵들의 현재는 어떨까.
눈썹에 색소를 입히는 반영구 화장(아트메이크업)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법적 접근이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일본은 이를 ‘의료행위’로 못 박아 의사만 시술할 수 있도록 하는 반면, 한국은 비의료인도 자격시험만 거치면 합법적으로 시술할 수 있게 하는 법을 최근 통과시켰다.
일본: 문신은 ‘예술’, 반영구 화장은 ‘의료’
일본은 2020년 9월 최고재판소(대법원)가 비의료인의 일반 문신(타투) 시술은 의료행위가 아니다라고 판단하면서 큰 전환점을 맞았다. 재판부는 문신 시술이 “독자적인 역사와 예술적 의의를 갖춘 행위”라며, 문신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가 나올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의사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은 사회적 수요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로써 일본에서는 비의료인도 서화 문신(타투)을 합법적으로 시술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 판결에서 법원은 반영구 화장(아트메이크업)만큼은 별개로 취급했다. 눈썹이나 아이라인을 그리는 반영구 화장은 “일본 도입 시점부터 의사가 담당했고, 의사의 노력과 수련으로 전문화됐다”며 여전히 ‘의료행위’의 범주로 남겨둔 것이다.
이 입장은 이후 더 명확해졌다. 2023년 7월 3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의사 면허가 없는 자에 의한 소위 아트메이크업 취급에 관한’ 통지를 발표해 눈썹을 그리거나 아이라인을 그리는 행위는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업으로 하면 의사법 제17조 위반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 결과 일본에서 반영구 눈썹·아이라인 시술을 받으려면 원칙적으로 의사나 간호사가 있는 ‘미용 클리닉(미용의원)’을 찾아야 한다.
정리하면 일본의 구도는 이렇다.
| 구분 | 일반 문신(타투) | 반영구 화장(눈썹·아이라인) |
|---|---|---|
| 법적 성격 | 예술행위 (의료행위 아님) | 의료행위 |
| 시술 가능 주체 | 비의료인 문신사 가능 | 의사(의료기관)만 가능 |
| 근거 | 2020년 최고재판소 판결 | 2023년 후생노동성 통지 |
한국: 반영구 화장도 ‘문신사’가 할 수 있게
한국은 반대로 움직였다. 1992년 대법원이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규정한 이후 33년간, 의사가 아닌 사람이 문신이나 반영구 화장을 시술하면 무면허 의료행위로 형사처벌 대상이 됐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전국 약 35만 명의 문신사·반영구화장사가 활동하고, 시술을 받은 인구가 1,3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법과 현실의 괴리가 컸다.
최근 몇 년간 하급심 법원에서는 “미용 목적의 눈썹 문신은 질병의 예방·치료 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의료 기술과 염료의 질도 개선돼 당국이 적절히 규제하면 비의료인의 시술도 보건위생상 통제할 수 있다”며 잇따라 무죄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는 대법원 판례를 뒤집는 것이 아니라 개별 사건에 대한 하급심 판단이어서, 법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이런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2025년 9월 25일,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이 국회 본회의를 재석 202명 중 찬성 195명으로 통과했다. 같은 해 10월 28일 공포됐다.
이 법은 문신을 서화문신(타투)과 미용문신(반영구화장)으로 나누되, 모두 ‘문신행위’로 묶어 국가시험을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이 발급하는 면허를 취득한 사람만 시술할 수 있도록 했다. 눈썹·아이라인·입술 등 반영구화장도 당연히 포함된다. 다만 법 시행까지는 준비 기간이 필요해, 공포 후 2년이 지난 2027년 10월 29일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그전까지 활동 중인 문신사·반영구화장사를 위한 임시 등록 특례(시행 후 2년간)도 마련됐다.
현재는 ‘유예기간’… 청담동 반영구 샵들의 현실
문제는 지금, 즉 법이 통과됐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은 과도기라는 점이다. 문신사법이 2027년 10월에야 본격 시행되는 만큼, 그 전까지는 기존 법 체계(비의료인 시술은 원칙적으로 의료법 위반)가 유지된다. 다만 앞서 언급한 하급심의 잇따른 무죄 판결과, 법 통과로 드러난 사회적 공감대 덕분에 단속이나 처벌의 실효성은 사실상 약해진 상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대에는 ‘나미브로우’를 비롯한 프리미엄 반영구 눈썹 전문 샵들이 다수 운영되고 있다. 청담동은 오래전부터 연예인과 유명인들이 찾는 반영구 화장 시술 밀집 지역으로 꼽혀왔으며, 이들 업체는 미용실·전문샵 형태로 운영되며 비의료인 시술사가 눈썹·아이라인 반영구 시술을 담당하는 구조다. 문신사법이 시행되는 2027년 이후에는 이런 샵에서 일하는 시술사들도 국가면허 취득이 의무화될 전망이다.
결국 반대 방향으로 수렴하는 두 나라
흥미로운 점은 두 나라 모두 ‘현실과 법의 간극’을 좁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방법이 다르다.
일본은 반영구 화장을 의료의 틀 안에 남겨두는 쪽을 택해, 의사가 직접 하거나 의료기관 안에서 하도록 규율을 강화했다. 반대로 한국은 반영구 화장을 의료의 틀에서 떼어내 별도의 비의료 전문 면허 체계로 독립시키는 쪽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2027년 한국의 문신사법이 시행되면, 한국에서는 면허를 가진 비의료인이 합법적으로 반영구 화장을 할 수 있게 되는 반면, 일본에서는 여전히 의사나 의료기관을 통해야 합법적인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술을 두고 두 나라가 선택한 법적 해법이 정반대로 자리 잡는 셈이다.
※ 이 기사의 법령 관련 내용은 각국 정부·법원의 공식 발표 및 보도자료를 근거로 했다. 의료법·문신사법의 세부 시행령은 2027년 시행 전까지 조정될 수 있다.